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648회)

한문의 어버이를 지칭할 때 父親, 母親이라 합니다. 여기의 親(어버이 친)자는 어버이의 마음이 담긴 뜻 글자 입니다.

시골에는 닷새만에 장이 서게 됩니다. 장이 서면 아들은 그 동안 모은 나뭇짐을 지게에 지고 장터에 팔러 갑니다. 집에 계시는 어머니는 뜰 안의 여러 농사 일들과 집안 일을 하십니다. 그러나 생각은 장에 간 아들에게 있습니다.

오늘 갖고 간 물건을 팔았는지, 올해는 넘기지 말고 장가를 보내야 하는데 등등, 마침내 저녁이 되어 해가 뉘엿뉘엿 넘어 가는데도 아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습니다.

저녁을 다 지어놓고 기다리다 못해 동구 밖까지 나가봅니다. 언덕에 올라보니 장터에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습니다.
아들은 보일 듯 말 듯합니다. 

마침 언덕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그 나무에 올라가서 멀리 장터를 향해 봅니다. 이 애틋한 마음을 한자에서는 '어버이 친'(親) 이라 합니다. 어버이 친자는 나무 위에 올라서서 보고 있는 모습을 말합니다.

여기에 버금가는 한자가 '효도 효'(孝)' 입니다. 아들은 갖고 간 것을 늦게까지 다 팔고서 고등어 몇 마리와 어머니께 드릴 몇가지 물건을 사들고 오는데 동구 밖의 어머니를 만납니다.

“어머니! 다리 아프실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제가 업어드리겠습니다! 저의 지게 위에 타십시오!” 그래서 지게 위에 태워오는 모습이 한자의 효도할 때의 효(孝)자 입니다. 즉 노인을 업고 오는 아들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한자의 모습, 親(친) 자와 孝(효) 자가 가정에 있을 때 그 가정은 복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우리는 어떤 부모인가?
부모라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어떻게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부모님입니다.

보편적으로 어버이 주일에는 어머니에 대한 말씀이 많은 편인데 오늘은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되고 있는 아버지의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는 엄마형 아버지(Mr. Mom)가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어머니가 해온 집안 일들을 아버지가 떠맡는 것을 아버지의 역할로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돈지갑형 아버지(Mr. Money Bags)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들의 아버지 됨을 우선적으로 재정적인 면에서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방관자형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는 아버지의 권위는 있지만 허세를 부리면서 자녀에 관해 실질적으로는 무관심한 경우입니다.

넷째는 건축가형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는 아이를 자신의 어린 시절과 똑같은 아이가 되도록 키우는 일을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로 믿는 경우입니다.

✋다섯째는 농부형 아버지가 있습니다. 자녀들이 잘 자라도록 물을 주고 영양분을 주고 잘 보살피면서 잡초를 제거해 주는 사명을 수행하는 경우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농부형 아버지가 훌륭한 자식을 양육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농부형 아버지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정작 좋은 농부가 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오늘의 아버지의 약점이라는 것입니다.

옛날 이조시대에 임금님이 민정을 살피기 위해 대궐을 나섰습니다. 마침 그 때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있는 나이 많은 어머니가 그 아들에게 요청을 하는 겁니다.

아들아! 죽기 전에 임금님의 용안을 멀리서라도 좀 뵙고 그리고 죽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이 아들은 왕이 오시는 그 날을 기다렸다가 어머니를 업고 거기 길가에 나가서 임금님이 지나갈 때에 잘 보이도록 업고 서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멀리서 이 사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듣고 자식의 효성에 감동하여 금 백냥과, 쌀 한 섬을 상으로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온 장안에 퍼지게 되었는데 역시 그 마을의 불효자 한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서 어머니가 원치도 않는 걸 억지로, 강제로 업고 그 길가에 나가서 왕을 뵈었다는 겁니다.

왕이 또 불러서 상으로 금 백냥을 주라고 하자, 신하들은 이미 불효자의 소문을 알고 임금에게 고했습니다. 그놈은 불효자로 소문난 놈입니다. 효도가 아니고 지난 번 효자처럼 돈 받기 위해 억지로 어머니를 업고 나왔습니다. 그런즉 벌을 줘야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임금님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효도는 흉내만 내도 좋은 거야! 그런고로 상을 주어라! 이 불효자는 후에 뉘우치고 진짜 효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일은 흉내만 내어도 결국 그렇게 좋은 일을 하게 된다는 교훈입니다. 나쁜 일 또한 흉내만 내어도 나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요즈음 오래 살기 위해 가히 몸부림들을 합니다. 운동을 하고 보약을 먹고 별의별 희한한 음식을 먹고 야단입니다. 그런데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는 것입니다. 이 말을 믿고 실천하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부모님부터 일상생활이 될때 그 자녀가 그대로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명심보감에서도 효도하는 자식이 효도하는 자식을 낳고, 거역하는 자식이 거역하는 자식을 낳는데, 그것은 처마 끝에 물 떨어지는 것과 이치가 같다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면 어버이가 되지요. 부모님을 잘 섬기는 어버이다운 어버이가 되시길 바랍니다. 사실 필자도 9남매중 막내로서 봉사를 한다는 핑계로 자식 도리를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이제서야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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