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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클래시컬 뮤직(9) - 광기의 연주자 글렌 굴드 1. 광기
[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클래시컬 뮤직(9) - 광기의 연주자 글렌 굴드 1. 광기
  • 최승연 기자
  • 승인 2019.05.0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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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09.25-1982.10.04)는 연주자를 넘어 예술가이며 사상가가 되려 했고, 그의 이름은 곧 하나의 사상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최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은퇴작' <살인마 잭의 집>으로 그의 이름과 그의 바흐 해석은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줄곧 바흐와 굴드에 관해 이야기해온 작가였지만)폰 트리에는 이 작품에서 매우 노골적으로 굴드의 광기를 다루어 조나단 드미의 <양들의 침묵> 이후 바흐-굴드를 다시금 영화판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트리에와 굴드는 정신 질환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저는 폰 트리에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클래식 연주사의 가장 뜨거운 이름이자 역사상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고, 시대가 지날수록 점점 더 특별해지고 있는 굴드 이야기를 광기-음악-죽음 편의 3부작으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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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의 고독은 찢김이 아니고 스스로 아무는 상처였다. 

풍요로운 은신처, 모아들이는 장소. 그에게는 곧 '묵상'이었던 것. 

- 심리학자 슈나이더

내가 원하는 건 평온한 삶, 조용한 고립, 그리고. 고독. 

나에게는 고독의 의무가 있다. 

내 고독은 글렌 굴드의 고독처럼 찢김이 아니라 스스로 아무는 상처 같은 것. 

그것이 내 고독에 바라는 바다. 

- 작가 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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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란 곧 '모순'과 '고독'의 극단적 발현입니다. 극단적 약함과 극단적 강함, 차가움과 뜨거움의 동시 발현은 곧 모순이고 광기이며, '천재적인 무엇'이 되기에 쉽습니다. 글렌 굴드는 그 자신도 세기적 천재였으나 바흐라는 초월적 천재를 일생 동안 탐구했고, 마침내 바흐라는 중량에 짓눌려(혹은 도취하여) 반 미친 광인의 생을 살다 세상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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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생 야행으로 살았고 열기를 사랑해 여름에도 코트에 목도리를 맸지만 북극의 추위를 사랑했고, 불륜으로 의심되던 여인과의 관계 외에 평생 연애에 관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으나, 죽은 뒤 그의 집에선 정체불명 여인에게 쓰던 부치지 못한 편지들이 발견됩니다.

광폭한 차 운전으로 악명높았던 동시에 비행기 사고를 극단적으로 두려워한 고소공포증 환자였고, 크래커와 주스 등으로 생을 연명하던 편식(사실상의 거식증) 환자였으며. 통화 중 상대의 감기를 알아차리면 곧장 통화를 끊고 평소 누구와도 터치하지 않던 결벽증 환자이기도 했습니다. 레가토와 페달링을 음 간 여백을 지우는 불순물로 여겨 극단적 스타카토를 사용했지만 레가토적인 지휘자를 좋아했고, 피아노와 포르테를 바꾸어 연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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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변방 캐나다에서 굴드는 유럽과 미국의 음악 교육, 혹은 주류 연주에 대한 사사가 전무했었고, 적은 연습량 대신 긴 시간을 곡 해석과 연구에 할애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지능과 통찰력, 싸늘한 이성과 광기는 상호 간 극단적 작용을 일으켜. 마침내 이 모든 요소들은 그의 파괴적 작품 해석과 전무후무한 연주 스타일로 탄생해 그를 수많은 (특히 천재적)예술가들과 학자들의 신봉을 받는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피아니스트 김별

- 개인 연주회 <마음 연주회> 207회 (2019.03.23. 나루아트센터)
- 이코리아 <김별의 클래식 산책> 2017~201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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