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573회]  

꼭 젊은 청춘들을 소개하지 않아도 사람을 얻는 자들은 뛰어난 중매쟁이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잘 이어줌으로써 그 두 사람을 동시에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는 아무래도 서먹하고 어색하다. 이때 서로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사람들 사이를 잘 리드해 나가라.

박철효라는 사람과 유양수라는 사람을 서로 소개 해 주고자 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유양수대표님! 이쪽은 박철효 사무총장 입니다. 박총장님! 이쪽은 유양수대표님입니다. 서로 인사하세요!”

이렇게 해 가지고는 죽도 밥도 안 된다. 당신이 자리를 떠나면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끝내 어색함을 이기지 못한다. 

“박철효 총장님이라고 하셨죠? 혹시 성함의 철자가 철자 효자, 맞으시나요?”
“아, 예, 맞습니다! 유양수대표님이라고 하셨죠? 흔한 이름 이시군요. 그래도 흔하다는 건 그만큼 좋은 이름이라는 반증이죠. 헤헤!”

그리고 두 사람은 형식적으로 명함을 주고 받고는 곧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난다. 절대 이렇게 하지 마라. 사람을 얻는 자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결코 대화가 끊어지지 않게 만든다는 점을 명심하라.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핵심을 전하는 소개 멘트를 고민하라. “김교수! 이진구대표를 소개해 줄게! 이대표는 세계여행을 다니는 멋진 취미를 갖고 있지! 이번 여름휴가 때 나도 이대표에게 신세를 단단히 졌다네! 

이대표! 이쪽은 김종호교수야! 김교수는 글로벌 금융경영학 교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두 사람, 모쪼록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해!”

김종호교수는 이진구대표가 어떤 나라를, 어떻게, 어떤 시즌에 여행을 즐기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 할 수 있다. 아울러 김종호 교수는 이진구 대표에게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는 등 풍요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줄 땐 두 사람의 공통된 취향이나 인생관 등을 곁들여 소개해 줘야 한다. 그래야 두 사람은 어색함을 지우고 서로 공통된 관심사에서 부터 상대를 파악해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게 되면, 자신들을 이어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이로써 당신은 두 사람 모두를 충실한 인생의 동반자로 얻기에 이른다. 

또한 두 사람 각자의 장점과 매력 등을 당신이 잘 알고 있다고 느끼게끔 만들어라. 사람은 무릇 자신 의 매력을 잘 알아주는 사람에게 강하게 끌린다. 

따라서 설령 두 사람이 서로 깊은 인연을 맺어 나가지 못하고 일회성 만남으로 그친다 해도, 당신은 여전히 그 두 사람에게 사랑스럽고 호감을 주는 사람으로 남아 있다. 

월하노인(月下老人) 이야기
중국에서는 중매쟁이를 월하노인 이라고 부르는데, 월하노인(月下老人)이 중매를 뜻 하게 된 것은 중국설화 월하노인에서 기인한다.

당(唐)의 위고(韋固)가 송성(宋城)의 어느 허름한 여관(客店/旅館)에 묵게 되었다. 
그날 밤 달빛 아래 웬 노인이 큼직한 책을 뒤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위고가 다가가 묻자 노인이 말했다. "나는 지금 세상 사람들의 혼보(婚譜:남녀간의 혼인을 기록한 책)를 보고 있네! 그리고 이 붉은 실은 부부를 맺어 주는 끈이지! 내가 두사람의 발을 묶기만 하면 결국에는 부부로 결합하고 말지!

"위고는 노인의 말이 하도 신기해 그를 따라 나섰 다. 싸전 거리를 걸어 나서는데 웬 장님이 서너살 쯤 보이는 여자 아이를 안고 더듬거리며 지나갔다.

그 때 노인이 불쑥 말했다. "장님이 안고 있는 저 어린 여자애가 장래 자네의 부인이 될 걸세!" 위고는 어이가 없었다. 혹시 이놈의 영감이 장난을 치는게 아닐까 싶어 지나가던 사람을 시켜 여자애를 찔러 죽이게 했다.

14년후 위고는 상주자사(刺史) 왕태의 딸과 결혼하게 되었다. 열 예닐곱 나이에 뛰어난 미모를 갖추었지만 얼굴에 흉터가 있는 것이 흠이었다. 위고가 흉터에 대해 묻자 그녀가 말했다.

"14년전의 일이지요! 장님 보모(保姆) 진씨 할머니가 저를 안고 송성의 싸전 거리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웬 미치광이가 저를 찌르고 달아 났지요!" 깜짝 놀란 위고는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이야기해 주었다. 물론 두사람은 금실 좋게 백년해로 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月下老人은 '중매쟁이' 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월하노인의 붉은 실은 죽음으로도 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월하노인의 붉은 실 이야기는 현재에도 많은 작품에 쓰이고 있다.

오늘도 생활 속에서 상대에게 멋진 중매쟁이가 되는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한국이미지메이킹학회
초대(명예)회장 박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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