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530회]

"창으로 총을 이기는 기정(奇正) 전략의 비밀" 
손자병법 병세(兵勢) 제5편에 보면 “정(正)으로  대치하고 기(奇)로써 승리를 거둔다(以正合 以奇勝)”라는 말이 나온다. 

경쟁을 하거나 싸움을 할 때는 정(正)을 기반으로 하되, 기(奇)로써 이겨 나간다는 말이다. 정(正)이란 방패로 막고 기(奇)란 창으로 찌르는 것이다. 

여기서 정은 무엇인가? 두 가지로 크게 말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유형전력(有形戰力)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전력(無形戰力)이다. 유형전력 으로서의 정(正)은 힘의 실체를 말한다. 

예를 들면 전쟁을 하기 위해 준비한 전차, 전투기, 대포, 미사일, 구축함, 잠수함, 어뢰, 지뢰, 통신장비, 요새 등을 포함한다. 전쟁을 하기 위한 기초자산이다. 기업경영 측면에서 본다면 자본력, 공장, 기계, 설비, CEO, 숙련된 인력, 종업원, 기술자, 연구원 등 인적·물적 자산을 말한다. 

무형전력에서의 정은 무엇인가?
정도(正道), 원칙(原則)을 말한다. 기업  세계에선  상도(商道)를 가리킨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인 인력 훈련 수준, 숙련도, 기술력, 지적 노하우 등도 이에 해당된다. 

경쟁을 할 때는 우선적으로 이런 유·무형 전력인 정(正)을 잘 준비 해야 한다. 이것이 싸움을 위한 기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한 기본 바탕이다. 이것이 약하면 오래가지 못하고 언젠가는 무너진다. 

1970년 와우 아파트가 무너지고, 94년 성수대교, 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사건을 떠 올려 보자. 기초가 부실하면 이렇게 무너진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은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Buri Khalifa)다. 2010년 1월 4일 개장했는데 162층에 높이가 828m다. 여의도의 63빌딩 (249m)이나 남산(262m)의 세 배쯤 되는 높이다. 

그런데 이보다 170m나 더 높은 건물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에 세워진다고 한다. 무려 1.001m 높이의 킹덤 타워 (Kingdom Tower)다. 

5년 후에는 아마 하늘을 찌르는 현대판 바벨탑을 보게 될 것이다. 부실공사나 편법이 아닌 정(正)으로 제대로 건축 한다면 1.001m가 아니라 2.000m도 가능 할 것이다. 

"기업경영에서 기(奇)는 창조적 아이디어·발상"
기(奇)는 무엇을 말하는가? 
잘 준비된 정(正)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승리 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戰略· strategy)을  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적 발상을 말한다. 

아무도 생각 하지도 못한 돌출기법을 말한다. 적과 마주 할 때는 정력(正力)으로 한다. 그리고 적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적의 측방이나 후방으로 특공대나 기병을 보낸다. 

바로 이들이 결정적으로 승리를 엮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기의 역할이다. 이를 두고 ‘기로써 승리한다(以奇勝)’고 한다. 

기는 주로 전술(戰術) 영역에서 자주 사용 되지만  멀리, 넓게, 깊게 보는 전략적 차원도 동시에 고려 할 수 있어야 한다. 기는 전적으로 창의력에 달려 있다. 

손자는 이렇게 말한다. “기를 잘 쓰는 자는 그 끝 없음이 천지와 같고, 마르지 않음이 강과 바다와 같다(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海 (선출기자 무궁여천지 불갈여강해))” 

정과 기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정의 힘이 약하면 기가 발휘되는 영역은 제한된다. 한비자(韓非子) 에 보면 ‘초명의 날개를 단 비둘기’라는 우화가 있다. 

초명은 크고 강한 날개를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새다. 해설서인 집해(集解)에 “초명은 봉황과 비슷 하다(似鳳)”라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봉황과  비슷한 새로 보인다. 

만약에 이 초명의 깃털을 뽑아 비둘기에게 붙여 준다고 하자. 비둘기는 그 깃털 때문에 무거워서 제대로 운신도 하지 못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기초체력이나 감당 할 능력, 즉 정이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 없다는 얘기다. 샤카가 개인역량(正)을 우선적으로 잘 갖추었기 때문에 황소의 뿔 전술(奇)을 사용 할 수 있었다. 

정과 기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정의 힘이 많고 단단해야 기는 그것을 바탕으로 더 멀리, 더 과감하게 뻗어 나갈 수 있다. 정의 힘이 약한데도 무리하게 기를 펼치려고 하면 처음에는 먹힐지 몰라도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기를 잘 발휘해야 정이 깨어지지 않고 보존이 가능하다. 기가 잘못 사용되면 정에게도 영향을 미쳐 손상을 주게 된다. 손상을 무릅쓴 채 어떤 일을 강행 한다면 온전함(全)이 파괴돼 좋지 않다. 정과 기는 서로가 서로를 낳는다. 

조금 더 철학적인 개념으로 이 의미를 확장시키면 정은 곧 기가 되고, 기는 곧 정이 된다. 경쟁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것이 정인지 어느 것이 기인지 분별조차 어렵다. 기정(奇正)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돌고 돌며  그 힘을 확장시켜 나간다. 

그래서 이 둘의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는 승부의 세계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손자는 말한다. “본래 소리와 색깔은 다섯 가지이지만 서로 섞으면 그 변화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기정(奇正)도 두 가지에 불과  하지만  기정의 변화를 다 알 수 없다(奇正之變不可勝窮).” 

한 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상입니다. 기(奇)의 달인 스티브 잡스는 바로 그런 사람 이었습니다. 

잡스(Jobs)라는 이름을 뜯어보면 일자리 (Jobs)를 제공 해 주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그 이름에 참 걸 맞은 일을 한것 같습니다. 

어디 잡스 한 사람 뿐 이겠습니까! 
또 다른 잡스, 또 다른 샤카가 그들의 영역에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손자의 지혜를 최대한 발휘하는 알차고 축복받는 목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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