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에서 고르바초프의 이야기를 썼다. 오늘도 그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자.
고르바초프의 회고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가 초등학생쯤 되었을 때다. 그의 할아버지께서 벽에 붙은 사진 액자 뒤에 숨겨둔 성경을 꺼내어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읽으며 예배를 드리곤 하였다.

그럴 적마다 어린 고르바초프가 문 밖에서 망을 보았다. 어린이 파수꾼인 셈이다. 그가 보초를 서 있는 동안에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성경을 읽으며 다윗의 이야기, 느헤미야의 이야기, 모세의 이야기, 베드로와 바울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일러 주었다. 그러다가 집 가까이에 누군가가 나타나면 고르바초프가 문을 열고 안을 향하여 "할아버지 누가 오고 있어요" 하고 일러 주었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얼른 읽던 성경책을 사진틀 뒤에 숨기고 가족들은 흩어져 각기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하였다. 러시아인들이 조상 때로부터 지켜 오던 신앙을 공산당의 눈을 피하여 지켜 온 이야기이다. 고르바초프에게 이런 체험이 있었던지라 그가 소련의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자 맨 처음 통과시킨 법안이 성경을 마음대로 출판하고 전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하게 되었다.

어리석은 통치자들은 기독교를 탄압하려는 유혹을 느끼게 되고 성경을 읽지 못하게 하려는 욕심을 가지게 된다. 기독교가 불의에 대한 저항의 종교와 성경이 혁명 정신을 담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희망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이르기를 "성경을 읽으며 혁명을 생각지 않는 자는 성경을 잘못 읽은 자다"고 했다.

이 말에 응하여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이 말하였다.

"성경 없이 혁명을 꿈꾸는 자는 역사를 그릇된 길로 이끄는 자이다."

성경은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살아 있는 책이요, 성경은 진정한 혁명의 교과서가 되는 책이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은 기를 쓰고 민중들이 성경을 가까이 하지 않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모두 동원하곤 하였다. 그래서 지상에 등장하였던 모든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정권들은 멸망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두레수도원 10일 금식수련 중 서재 담화
두레수도원 10일 금식수련 중 서재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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