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93회]  

사진출처 : 삼국지 고사성어
사진출처 : 삼국지 고사성어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다란 뜻으로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이란 속담은 덩치가 큰 차이 나는 두 동물을 대비하여 서로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는 사이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큰 소를 잡는 칼(牛刀)로 조그만 닭 잡는데 쓴다(割鷄)는 비유도 작은 일에 어울리지 않게 큰 도구를 쓴다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나 몸짓을 할 때 자주 쓰는 성어다. 

그렇지만 ‘닭 잡아 겪을 나그네 소 잡아 겪는다’란 말이 있는 것처럼 작은 일이라도 처음에 소홀히 하다가 나중에 큰 손해를 입지 않도록 가르치기도 한다. 

모기보고 칼 뺀다는 見蚊拔劍(견문발검) 이나 천리마를 소금 수레 끄는 일에 부린다는 驥服鹽車(기복염거) 등도 비유하는 바가 같다.

이 말은 孔子(공자)가 처음으로 썼다. 뛰어난 제자 10명을 가리키는 孔門十哲(공문십철)에 들기도 하는 子遊(자유)가 魯(노)나라의 조그만 읍 武城(무성)이란 곳의 읍장을 하고 있을 때 였다. 

그는 스승에게서 배운 대로 예악(예법과음악) 으로 백성들을 교화하는데 힘썼다. 어느 날 공자가 읍에 들렀을 때 마을 곳곳에서 현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를 듣고, 빙그레 미소 지으며 자유에게 말했다.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 
(割鷄焉用牛刀:할계언용우도)' 스승은 자신의 가르침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흐뭇해서 한 말이었다. 

그러나 제자는 정색하여 예악을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백성도 잘 다스려져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배운 것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아차 하여 제자들에게 자유의 말이 백번 옳고 자신은 농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자가 말한 것은 자유 같은 재주가 많은 사람은 더 큰 곳에서 뜻을 펼쳐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잘못 받아들인 것이다. ’論語 (논어)‘의 陽貨(양화)편에 실린 이야기다.

사례
북한이 새해 벽두에 4차 핵실험으로 도발을 하자 나흘 만에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1대가 오산 공군기지 상공을 비행했다. 

수소폭탄을 비롯하여 각종 미사일을 실을 수 있어 북한이 두려워한다는 이 폭격기가 뜨자 촉각을 곤두세운 중국이 먼저 불평을 터뜨렸다. 

닭 잡는데 왜 소 잡는 칼을 쓰느냐며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고 생트집했다. 망나니에겐 큰 칼, 작은 칼 가리지 않고 따끔하게 벌을 줘야 하는데도 협조는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늘어놓는 중국이 대국답지 않다.

牛刀割鷄(우도할계)와 유사한 성어들
見蚊拔劍(견문발검), 驥服鹽車(기복염거), 
怒蠅拔劍(노승발검), 大器小用(대기소용), 
大材小用(대재소용), 牛鼎烹鷄(우정팽계), 
長鋏歸來 食無魚(장협귀래 식무어), 
長鋏歸來乎(장협귀래호), 
割鷄 焉用牛刀(할계 언용우도) 

오늘도 한해의 마지막달인 12월을 맞이하며 우도할계 하지 않는 지혜로운 주말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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