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87회]

손권(사진출처 : 삼국지사전 현암사)
손권(사진출처 : 삼국지사전 현암사)

나아가는 곳 마다 적이 없다. 가는 곳 마다 당할 자가 없는 것을 말한다.

「동한(東漢) 말, 조조(曹操)는 원소(袁紹)와 싸워 이긴 후, 북방을 통일하고 점차 그 세력을 키워 갔다.(성동격서(聲東擊西) 참조) 

건안(建安) 7년(202), 조조는 오(吳)나라 손권(孫權)에게 서신을 보내 아들을 인질로 보낼 것을 요구하였다. 손권은 문무백관들을 소집하여 이 일을 논의했다. 

장소(張昭)와 진송(秦松) 등 여러 사람들은 머뭇거리기만 할 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손권은 인질을 보내고 싶지 않아 주유(周瑜)를 따로 불러 어머니 앞에서 함께 대책을 논의하였다. 

주유가 말했다. “옛날 초(楚)나라는 형산의 옆 백 리도 안 되는 땅에 봉함을 받고 ······ 
지금 장군께서는 부친과 형님이 남기신 영토를 계승하고, 강동(江東) 여섯 고을의 백성들을 겸하여 가지고 있는데, 군사들은 용맹하고 양식은 풍족하며 장병들은 명령에 잘 따르고 있습니다!

산에서는 구리를 주조하고, 바다에서는 소금을 구워 경내가 부유하고 민심은 안정되어 있으며, (교통은 편리하여) 배를 타고 나가면 아침에 출발하여 저녁이면 도달 할 수 있습니다! 병사들은 강맹하여 가는 곳 마다 적이 없습니다! 

압력에 못 이겨 인질을 보낼 까닭이 어디에 있습니까? 인질을 보내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조조와 화친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명을 내려 부르면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니, 제압을 당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지위라야 고작 후(侯)에 불과하여 종자 십여 명에 수레 몇 대, 말 몇 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남면(南面)하여 고(孤)라 칭하는 것과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보내지 마시고 차차로 동정을 살피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만약 조조가 진정으로 의로써 천하를 바로 잡는다면, 장군이 (그때 가서) 조조를 섬겨도 늦지 않습니다! 만약 무장 소요를 일으킨다면, 군대는 불과 같아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스스로를 태우게 됩니다! 

장군은 용기를 숨기고 위험을 감추어 천명을 기다려야 합니다! 어찌 인질을 보낼 필요가 있겠습니까?” 

손권의 어머니가 말했다. “공근(公瑾, 주유)의 의론이 옳다! 공근은 백부(伯符, 손책)와 동갑에 한 달 어릴 뿐이다! 나는 공근을 아들처럼 보아 왔다! 너도 형으로 섬기어라!” 손권은 주유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질을 보내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삼국지(三國志) · 오서(吳書) 〈주유전(周瑜傳)〉》에서 〈강표전(江表傳)〉을 인용한 〈배송지(裴松之) 주(注)〉에 나온다. ‘소향무적’은 다음의 전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훌륭한 장수는 하늘이 준 때를 인하고, 유리한 지세에 의지하고, 인화의 이로움에 의하니 가는 곳 마다 적이 없으며 치는 곳마다 절대로 안전하게 승리한다.

(善將者因天之時, 就地之勢, 依人之利, 則所向無敵, 所擊者萬全矣.)」(제갈량(諸葛亮) 《심서(心書)》)

사례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무려 열 번의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즈 팀은 한창 때에는 ‘소향무적’이었다.

어제는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려 올겨울의 첫눈을 맞이했네요. 오늘도 하시는 일마다 소향무적으로 정진하는 은혜가 넘치는 주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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