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71회]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나와도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뜻] 조금 더 풀이를 해보면 공상 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 매실의 맛이 아주 심,

망매해갈은 목이마른 병졸이 신 매실 이야기를 듣고 침이 고여 목마름을 풀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느 초여름 날, 위나라의 조조는 군대를 이끌고 작전에 나선 적이 있다.

이때 무더운 날씨로 인해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데 군사들은 타는듯한 무더위 속을 질서정연하게 진군을 하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뜨자 더위는 점점 더해져 행군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군복은 땀으로 젖었고 심지어는 더위에 지쳐 쓰러지는 사람도 나왔다.

이를 본 조조는 몹시 초조한 마음으로 사람을 시켜 길라잡이를 찾아내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근처에 샘은 없느냐?" 길라잡이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샘물은 북쪽의 골짜기에 있을 뿐입니다!"

"거기까지 얼마나 걸리느냐?" "두시간은 걸릴 것 입니다!" 이에 곤란해진 조조는 생각에 잠기였다.

조조는 군의 선두로 말을 몰아 전방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산에는 매화나무 숲이 있고 새콤달콤한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힘을 내어라!"

이 소리를 들은 장병들은 저도 모르게 입에 침이 흥건해 졌다. 그리고는 기운을 되찾아 말에 채찍을 가한 조조의 뒤를 따랐다. 장병들의 이 모습은 마치 갈증과 피로를 잊은듯 하였다. 그러나 전방에는 매화나무 숲이 없었던 것이다. 장병들은 이에 낙담하였고 갈증은 한 층 더 심해졌다.

조조는 전군을 휴식시키고 길라잡이에게 건강한 병사를 보내 물을 찾아 나서게 하였다. 병사들과 길라잡이들은 꼬불꼬불한 좁은 길을 지나 산을 넘고 평지로 나서자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이 있다고(심 봤다!) 소리를 지르자 아래에 있는 부대까지 환성이 들렸고, 이 소리를 들은 장병들이 분발하고 앞으로 전진 또 전진을 한 것이다. 조조 도 홀가분한 기분으로 물을 길어오라고 하였다.​

장병들은 ​덕분에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피로와 갈증이 가신 장병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전진을 계속 할 수 있었다.​

프라시보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설탕, 소금, 주사 등 가짜 약을 주었을 때, 진짜 약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거나 의사가 방으로 들어올 때 더 나은 느낌이 드는 경험을 흔히 듣고 겪어봤을 것입니다. 

단순한 믿음이나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거두는 이런 현상을 위약 혹은 ‘플라시보 (Placebo ;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라틴어) 효과’ 라고 말합니다.

반면 사람들에게 아무 작용이 없는 물질을 주고, 예를들면 ‘이것을 먹으면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 라고 말할 경우, 이것을 먹은 사람이 진짜로 두통을 일으키는 ‘노시보(Nocebo ; ‘당신을 해칠 것이다’ 라는 라틴어) 효과’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해롭다는 암시 혹은 믿음으로 야기된 부정적 효과인 ‘노시보’는 1990년대에 널리 알려졌지요.

보스톤의 Brigham & Women’s Hospital의 한 정신과 의사는 최근 노시보 리뷰 논문에서 치료의 부작용이나 일어날지 모르는 약의 부작용에 대한 ‘환자의 예상’이 치료결과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문헌상으로도 노시보 효과를 지지하는 몇몇 연구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 34명의 대학생에게 그들의 머리 위로 전류가 지나가며(실제로는 전류가 흐르지 않았다) 
그 전류가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했더니, 그 중 2/3 이상이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 한 청소년 집단에 과거에 옻나무를 포함한 식물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는지를 물은 후, 발진을 일으키는 나무에 심하게 반응을 한 학생들만 눈을 가리게 했습니다. 

연구자들은 한 쪽 팔에 옻나무를 문지르면서 학생들에게는 체스트넛 나무라고 말했으며, 다른 팔에는 체스트넛 잎을 문지르면서 옻나무 잎이라고 말했습니다. 

몇 분 후, 옻나무에 노출되었다고 생각되는 팔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빨갛게 변하고, 군데군데 발진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실제 옻나무와 접촉한 팔은 거의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 한 심장연구에 따르면,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고 믿고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동일한 위험인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4배나 높았다 합니다.

- 플라시보와 노시보효과를 동시에 활용한 연구도 있습니다. 수증기를 마시는 천식 환자에게 수증기 에 화학자극제나 알러젠이 있다고 말했더니, 절반 이상의 환자가 호흡곤란을 일으켰으며, 12명에게 서는 전형적인 천식 발작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식염수를 기관지확장제라고 말하며 치료했더니, 즉시 회복되었습니다. 사실상 자극제나 치료제 모두 식염수였던 것입니다.

오늘도 망매해갈과 프라시보효과를 적절히 활용 하는 지혜로운 금요일을 맞이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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