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도시나 대동소이하겠지만, 부산지역에도 출퇴근시간대 교통정체 구간들이 있다. 도로 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종종 ‘정체 없이 순식간에 이동할 방법이 뭐 없을까?’ 하고 상상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상상이 점차 현실이 돼가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해 12월,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하에 초고속 터널을 뚫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로스앤젤레스 최악의 상습 정체구간 3.2km에 지하 터널을 뚫어, 자기장 기술로 시속 250km에 달하는 고속차량을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 그는 올해 12월 그 터널을 개통한다고 공표했다. 상상에만 머물렀던, 순식간에 이동하는 방법이 현실이 됐다.

차량 공유기업 우버는 2023년에 항공택시 ‘우버에어’를 상용화하고자 준비 중이다. 드론 기술을 활용한 우버에어가 시험비행을 마치고 상용화하면, 만화나 SF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비로소 현실이 된다. 항공택시를 이용하면 창원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육로로 한 시간 넘는 거리를 15분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고 하니, 가히 교통혁명이라 하겠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상상에 그쳤던 일들은 차츰 현실이 돼간다. 그 중심에는 기술이 있다. 자기장 기술을 통해 초고속 지하 터널에서 교통정체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드론 기술로 우리는 수년 내 하늘을 나는 택시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첨단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은 사회의 작동과 인간의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한다.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장려하고자 우수 기능인의 데뷔무대인 기능경기대회를 주관한다. 공단은 기술변화에 발맞춰 기능경기대회 직종을 신설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산업용로봇 직종을 신설했다.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 산업용로봇 직종에서 부산광역시 대표 강익훈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첨단 로봇기술 분야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강 선수는 대회 최고 득점자로 선정돼 대통령상의 영예도 함께 안았다. 첨단 로봇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부산의 우수 청년 기능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10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전라남도 일대에서 개최한 2018 전라남도 제53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부산광역시는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1개로 17개시도 중 종합순위 6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두 계단 상승한 결과로, 부산지역 기능인의 역량이 눈에 띄게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첨단기술이 경제와 사회, 삶의 방식까지 급속히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나서서 기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숙련기술인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저 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숙련기술인이 날로 부족해지고, 기술이 전승되지 못하고 단절되는 문제도 커지고 있다. 기술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기성세대가 만든 틀에 청년들을 가두기보다는, 그들이 스스로 길을 개척해 훌륭한 기능인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 전국기능경기대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날로 성장해가는 부산지역의 우수한 기능인들이 홈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2019 부산광역시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펼쳐질 내년 10월, 부산시민들이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 기술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우수한 기능인을 열렬히 응원해주신다면, 부산지역 기능인의 성장 동력은 배가될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지금, 여러분은 미래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가? 기술은 언젠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2019 부산광역시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의 놀라운 힘을 체험하고, 그 기술의 가치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느끼고 응원하길 기대해본다.
 

정성훈 부산광역시 기능경기위원회 운영위원장/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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