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49회]  

영제(靈帝)의 죽음에 의한 세습다툼
어느날 황제는 여느때 처럼 궁녀와 노닌후 왕 미인의 방으로 갔다. 그러나 그녀를 안아도 남근이 말을 듣지 않았다. 당황한 황제는 그녀의 옷을 찢으며 짐승처럼 난폭한 행동을하다가 지쳐 돌아갔다. 왕 미인은 두려움에 떨며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또다른 황제의 무서운 모습이었다.

며칠후 황제는 왕 미인을 불러 강제로 하반신을 노출시키고 음부에 장형을 넣었다. 장형에는 가죽끈이 달려있고 가죽끈은 허리에 묶게 되어 있었다. 황제는 열쇠가 달린 기구로 장형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조치하였다.

“폐하! 제발 이것만은 말아 주세요!” 왕 미인이 몸을 비틀며 호소했으나 황제는 간단히 무시했다. “짐은 이미 남자의 역할을 할수 없는 몸이다! 이제 너를 더이상 안을수 없구나! 이 장형은 나 자신과 같은것이니 항상 몸에지녀야 한다!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필요할 때는 말 하마!”

장형에는 황제의 이름인 ‘宏(굉)’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몸 한가운데 장형을 단 왕 미인은 처음에는 걸을수 조차 없었다. 시녀들의 목욕 시중도 뿌리쳐야 했고 특히 아들 협이 이 사실을 알까 조마조마하였다. 

용변을 볼때면 너무도 수치스러워 홀로 울음을 삼켰다. 황제의 그녀에 대한 애착이 도를 넘어 탐욕적이고 광적인 소유욕으로 변질돼 갔으니 왕 미인은 황제를 원망하며 야위어 갔다.

중평 6년(189). 황제가 연회석에서 갑자기 쓰러져 자리에 눕게 되었다. 병이 깊어져 목숨이 위태로워 지자 황제는 십상시 건석(蹇碩)을 불렀다. 건석이 동궁(東宮)을 내정하실 것을 청하니 황제가 병상에서 대답하였다.

동한의 12대 황제인 영제(유굉)가 죽자 그의 아들 유변(한소제)이 황제가 된다.[출처] 삼국기밀 三国机密
동한의 12대 황제인 영제(유굉)가 죽자 그의 아들 유변(한소제)이 황제가 된다.[출처] 삼국기밀 三国机密

“짐은 협이 태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오! 
동 태후께서도 협을 아끼고 있고 그러니 왕 미인이 황후가 되는 것이 좋겠소! 나이는 형 유변이 많지만 그릇이 작고 범용하니 말이오!”

십상시들도 유협을 태자로 삼는데 찬성하였다. 마음이 놓인 황제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유굉은 그 무능 때문에 영제(靈帝)라 했다. 십상시들이 모인 자리에서 두목 장양이 말했다. “우리가 유협을 지지하면 하 황후와 하진 장군이 가만있지 않을 거요!” “제가 돌아가신 사실을 잠시 감추고, 세습 문제로 제가 보자 한다며 불러들여 죽이는 것이 어떨는지!...”

십상시 건석이 말했다. 다들 동의하자 하진(何進) 대장을 부르러 갔다. 궁 안에는 병사들을 잠복 시켰다. 그런데 첩자가 이 음모를 하진에게 일러바쳤고 분노한 하진은 5.000의 군사와 함께 궁전에 들어가 십상시에게 외쳤다.

“황제의 승하를 감춘채 태자를 폐하고 협을 황제로 세우려 들다니! 이런 음모를 꾸미고도 너희가 감히 살기를 바라느냐!” 그러고는 건석을 칼로베니 장양과 환관들이 모두 머리를 숙이고 사죄하였다.

“장군을 해하려 한 자는 오직 건석뿐이옵니다! 우리는 모두 반대했습니다! 그저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이에 하 황후가 하진을 타일렀다. “죄진 자는 건석뿐인가 보오! 다른 자들은 그만 용서해 주지 그래요!”

하진은 우유부단한데다 또한 누이동생을 어려워 해 나머지 사람들을 용서하고 말았다. 다만 그 자리에서 태자를 유변으로 바꾸고 황태후 자리에 하 황후를 앉혔다. 유협은 발해왕(渤海王)에 봉하였고 후에 다시 진류왕으로 격하시킨다.

유변의 어머니인 하 황후는 하층계급 출신이었다. 하지만 키가 크고 피부가 뽀얀 미인인 그녀는 십상시의 추천을 받은 데다, 천한 집안 출신이니 외척이 힘을 쓰지 못할 거라는 동 태후의 계산에 힘입어 황후가 된 것이다. 

그녀의 오빠인 하진은 원래 돼지 잡는 일로 생계를 유지한 자였다. 누이동생이 태자를 낳자 그 힘으로 관위(官位)를 얻어 출세해 어린 나이에 무관의 최고위 대장군이 되었다. 하진은 이제 한나라의 모든 군대를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 황후는 왕 미인이 황제의 총애를 받게 되자 그녀를 날마다 미워하게 되었다. 귀인(貴人) 도 아니고 미인(美人) 주제에, 아들을 낳았답시고 저리 사랑을 받다니 용서 할 수가 없었다.

왕 미인은 하 황후의 잔인한 성정으로 볼 때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 유협과 함께 동 태후의 관에 숨은 채 병을 핑계로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하 태후와 하진은 선제(先帝)의 어머니인 동 태후에 대적 할 수는 없어 눈엣가시 같은 왕 미인과 유협을 당분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삼국지 여인들의 표현이 다소 찐한 부분이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오늘도 생활의 활력이 넘치는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내일은 동탁과 왕미인 3부로 이어집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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