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41회]    

사진 : 삼국지 CCTV
사진 : 삼국지 CCTV

여포의 등장
후궁에는 미녀가 800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탁은 자신의 침실에 틀어박혀 초선의 몸만 미친듯 탐닉하였다. 조조의 예에서 보듯 언제 누가 또 다시 암살하러 올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녀를 탐하고 싶을 만큼 그녀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여자였다.

왕윤은 동탁에게 조조의 습격을 피하셨다니 천만 다행이라고 겉치레로 아뢰었다. 밀서를 보내 암살을 모면케한 왕윤의 충정을 동탁은 치하하며 앞으로도 나를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왕윤은 원하지 않게 동탁의 오른팔이 되어 도읍을 낙양에서 장안으로 옮긴 후에도 그 관계는 변치 않았다. 왕윤은 모든것을 체념하였다. 동탁을 거역 할수도 없고 초선을 되찾아 올수도 없었다. 특히 초선은 절망적인 심정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암살이 실패한 그날 밤 이래로 초선은 조조가 자기를 구하러 오기만을 기다렸다. 밤마다 동탁의 무거운 몸에 깔려, 압사되는 듯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조조가 전국의 제후들에게 반동탁 연합의 격문을 보내 군사를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초선은 다시 희망에 부풀었다. 

조조의 무공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때가 멀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그런 중 장안으로 가는 동탁을 추격했던 조조의 군대가 그만 참패하고 말았다. 패퇴를 거듭한 반동탁연합 군이 마침내 해산되자 초선은 희망을 버려야 했다.

그런 그녀에게 삶의 보람이 있다면 그건 여포였다. 그녀가 처음 여포를 만난 것은 수도가 아직 낙양에 있던 무렵으로 반동탁군과 동탁군이 패수관에서 격돌하기 며칠 전이었다. 

그날 동탁의 명으로 초선은 장군들 앞에서 악곡을 연주하였다. 전투전에 장군들의 사기를 고무하기 위한 것이었다. 모두 그녀의 미모에 사로잡혀 연주를 들으며 정신을 잃는 가운데 여포가 나타났다.

“여쭙니다! 곳곳에서 전투가 치열한데 동탁 나리께서 도통 전투에 나서지 않으시니 그 연유를 묻고 싶습니다! 나라가 위급한 이때 한낱 여자에게 빠지신건지….”

여포는 동탁 앞에서도 당당했다. 머리털을 3으로 가르고 그 위에 사자의 모습이 그려진 투구를 썼는데 붉은 군복에는 야수들이 싸우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어서 대답하시오! 동탁나리!” “어허, 유능한 장수들이 모두 나섰거늘 내가 그들의 공적을 뺏어야 옳단 말이냐?” 동탁은, 스스로 생각해도 명답을 말했다는 듯 거만하게 웃었다.

“그래서 누가 나리께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 주었습니까?” 오만하리 만큼 당당한 목소리로 여포가 외쳤다. 옆에 있는 장수가 초선에게 “저분이 여포요!”하고 속삭였다. 초선도 여포의 소문은 익히 들은바 있었다. 

낙양을 점령한 동탁과 부자의 연을 맺고 양부 정원을 죽인 사나이, 야수처럼 전쟁터를 뛰어다녀 모든 장수가 두려워하는 자. 이 세상에서 그처럼 강해 보이는 인간을 초선은 처음 보게 된 것이다. 

여포의 그 힘차고 늠름하고 거대한 모습을 보며 초선은 갑자기 유두가 돌덩이처럼 굳어지는 것을 감지했다. 동탁에게서는 경험하지 못한, 처음으로 성욕이라는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뒤이어 부끄러움과 강한 자책의 염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유두는 여전히 딱딱했고 이제는 몸의 어딘가가 젖어오는 느낌마저 들었다. “아니지!…. 내겐 그보다 머리가 훨씬 뛰어나고 교양있는데다 멋진 시를 읊는 조조가 있거늘…. 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내 몸은 도대체 어떻게 된건가!”

초선의 뜻하지 않은 육체의 반응과는 관계없이 장내의 긴장감은 높아만 갔다. 왕좌에 앉은 동탁의 다소 언짢은 듯한 표정을 무시하고 여포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저에게 적토마를 주면 저 혼자서라도 적군 20만 쯤은 섬멸해 드리겠소!”

초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남자 정말 멋지구나. 아무리 적토마라지만 혼자서 20만 병사를 무찌를 수는 없지. 죽는것은 뻔한 일. 그래도 그는 해 볼 만한 일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 

조조는 도망의 선수인데 여포는 투쟁의 선수로구나…. 정말 양극이야!’ 초선은 적토마를 타고 달리는 여포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가슴에 안겨 숲속을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동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포! 내 너에게 적토마를 내릴테니 마음껏 전쟁터를 달려보라!” 
이 말을 듣자 여포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여포는 이곳에 들어온 후 초선과 눈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반면 초선은 여포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쳐다보며 계속 감탄하고 있었다. 동탁은 초선의 마음속 미묘한 동요는 눈치 채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말했다.

“초선아! 저놈은 아주 단순하고 순수하지만 난폭 하고 강하기로도 천하제일인 여포라는 녀석이다. 보기만 해도 늠름하지 않으냐!” 
(내일은 5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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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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