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25회]      

“명군(名君)이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치는 방법
첫째 ☞ 천시(하늘이 주는 좋은 기회), 
둘째 ☞ 인심(남의 처지를 헤아려 도와주는 마음), 
셋째 ☞ 기능(직책, 능력등 역할과 작용), 
넷째 ☞ 세위(권세가 있는 지위)다. 

천시를 어기면 겨울에 벼 한 포기를 살릴 수 없다. 인심을 거스르면 부하로 하여금 힘을 다하게 할 수 없다.” 한비자의 ‘공명’에 나오는 말이다. 

한비자는 승리 전략 중 최상은 명예를 병사들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하들을 따르게 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 복종하게 하는 '심복지계'다. 둘째가 큰 이익을 주어 따르게 하는 '대여지계'고, 세번째가 권력과 위세를 이용하는 '위권지계'가 있다. 

권력을 바라는 자에게는 위권지계, 이익을 밝히는 자에게는 대여지계를 사용한다. 그러나 명예를 따르는 자에게는 심복지계를 구사한다. 이 중 최고는 심복지계로 부하를 따르게 하는 것이다. 

병사들이 싸우는 힘은 ‘명예’와 ‘영광’ 
가만히 생각해 보자. 병사들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전쟁터에서 싸우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명예일 수도,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다. 

고대 전쟁에서는 전투에서 승리한 병사들에게 적군의 재산을 나눠줬다. 적군의 시체에서 재물을 약탈 할 수 있게 했다. 죽으면 가족에게 후한 사망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런 방법을 가장 잘 이용한 장군이 로마의 카이사르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자는 병사들이 스스로 전투에 나서게 하는 인센티브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전투에서 살아남든 죽든 용감한 자에게 주어지는 ‘명예’와 ‘영광’이라는 것이다. 

“오늘 살아남은 자는 노인이 되어 매년 그의 이웃과 밤새워 축제를 벌이며 이렇게 말하리라! 내가 그날 밤 왕의 형제가 돼 프랑스와의 전투에 참가했노라고. 그리고 영국인들은 그가 그날 무슨 공을 세웠는지는 언제까지나 기억하리라!….” 

백년전쟁 중 영국왕 헨리5세가 프랑스와 결전에 앞서 행한 연설중 한 구절이다. 셰익스피어가 기록한 그의 연설은 최선의 전략적 기술이었다. 

당시 영국의 전력은 프랑스 보다 절대적으로 열세였다. 영국 병사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었다. 헨리 5세는 “여러분은 ‘나와 함께’ 목숨을 걸 것인가?” 질문한다. 심복지계를 활용한 것이다. 

그는 병사들이 ‘왕과 함께라면 우리는 죽지 않을 것이다. 우리와 함께 피를 흘리는 왕과 함께라면’ 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그런 후 앞의 대사를 이용 해 명예와 영광을 따르도록 했다. 영국은 프랑스 와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국 병사들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승리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심복지계” 
“승리하는데 가장 좋은 방안은 사람을 감동시켜 복종하게 하는 심복지계다” 손자병법 벌모(伐謀) 편에 나오는 말이다. 심복지계는 마음 깊이 진심을 다해 복종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데 감동만큼 좋은 방안은 없다. 자긍심을 추구하는 인간의 명예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심복지계는 벌모의 방법 가운데 최상의 방안에 해당한다. 삼국지에서 심복지계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이 유비다.

유비는 명예를 중시하는 병사들의 마음을 적극적 으로 활용했다.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인간에게 명예를 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조조가 물질이나 직급을 이용해 인센티브를 주었던 것과는 대조된다. 

“조조가 강해진 것은 자기의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군은 돈도 없고 병력도 적으며 세력도 미약합니다! 이런 약점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모사들을 많이 활용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병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게 해야 합니다! 심복지계의 계책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삼고초려에 감동해 유비를 돕기로 한 제갈공명이 그에게 조언한 말이다. 키워드는 부하들이 심복지계로 일당백(一當百)의 충성심을 가지고 싸우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사성어 중에 “선비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위해 치장한다(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는 
말이 있다. 제갈공명의 말이 딱 이것이다. 유비는 공명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이 전략은 성공해 유비는 '촉' 제국을 세우고 황제의 지위에 오른다.

이아드랑(Ia Drang) 전투에서의 심복지계 
1965년 월남의 이아드랑 전투에서의 일이다. 미군은 이아드랑 지역을 공격했다. 헬기를 동원한 대대적인 공격으로 초반에는 미군이 유리했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지면서 500명의 미군은 후퇴 하기로 한다. 월맹군은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다. 미군은 고립됐고 사상자는 급속도로 늘어갔다. 

미군이 전멸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때 기적이 발생한다. 대대장 해럴드 무어 중령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그는 병사들에게 약속한다. “나는 전투에서 가장 앞에 서고 후퇴 할 때는 가장 뒤에 남겠다! 반드시 너희와 함께 살아 돌아가겠다!” 병사들은 그의 진심과 약속을 믿었다. 

심복지계로 무장된 미군은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 무려 1,800명의 월맹 정규군을 사살하고 300명의 병사들은 성공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물론 무어 중령은 약속대로 가장 마지막에 후퇴했다.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슬기로움과 행복한 한가위 명절연휴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