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23회]    

"유비가 신(信)을 심으니…
제갈공명 충(忠)을 다했네"

‘토사구팽’ 한신을 버린 유방☞ 
유방이 항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한나라를 세운다. 유방의 승리뒤에는 뛰어난 장수들이 있었다. 그중 최고의 장군은 단연 한신이었다. 

그러나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후 한신을 제거한다.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가 더는 필요없어 삶는다고 하더니, 이제 천하를 얻었으니 나를 죽이는구나!” 죽기 전에 한신이 한 말이다. 바로 이 말이 고사성어 토사구팽(兎死狗烹) 이다. 

필요 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때는 버리는 경우를 뜻한다. 일인자가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충성되고 뛰어난 사람이 이인자다. 그로 인해 국가를 세우거나 난국을 극복한다. 

그러나 나라를 세운 후에는 이인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혹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인자는 견제를 받고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어지교’ 생사 함께한 유비·제갈공명☞ 
역사 속에 이인자의 토사구팽(兎死狗烹)만 있었을까? 그건 아니다. 드물긴 하지만 이인자로 최고의 삶을 산 사람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삼국지에 나온다. 

우선 토사구팽의 반대말에 해당하는 고사성어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수어지교(水魚之交)가 아닐까 싶다. 삼국지에 ‘수어지교’ 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부르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진영에 합류한 제갈공명에게 유비는 온 정성을 다했다. 관우와 장비가 유비의 모습에 배알이 꼴렸다. 투덜대는 아우들에게 유비가 말한다. “제갈공명과 나는 물과 고기의 관계와 같다!”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그러니 물과 고기의 관계는 생사를 같이하는 관계다. 이게 수어지교다. 제갈공명은 유비의 절대적인 신임으로 '촉'의 이인자가 됐다.

이릉대전에서 패한 유비가 병이 깊어졌다. 
유비는 제갈공명을 불러 후일을 부탁한다. 
“만일 내 자식이 황제가 될만 하면 도와주시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승상이 촉한의 황제가 돼 큰일을 이루시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유언이다. 아들을 제치고 제갈공명이 일인자가 돼도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갈공명은 일인자의 자리를 넘보지 않았다. 충성스러운 이인자의 자리에 서서 유비의 아들에게 충성을 다했다. 

제갈공명은 충성, 효성, 신의, 모략의 본보기가 되는 책사다. 중국 역사에 가장 뛰어난 지혜의 화신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늙고 병들어 지칠 때까지 쉬지 않았다. 

황제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라의 승상 으로서 백성을 아우르며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 공평무사한 정치를 했다. 사리를 취하지 않았다. 백성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의 능력이나 수완은 유비보다 훨씬 탁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비에게 죽도록 충성했다. 그뿐 아니라 그 아들 유선에게도 자신을 낮추면서 충성을 다한 것이다.

제갈공명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일인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인자의 자리에서 충성을 다한 것은 유비의 신임에 대한 보답이었다. 유비는 제갈공명을 부른 후 모든것을 그와 상의했다. 

제갈공명의 말은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었다. 모든 병권과 작전권을 공명에게 주었다. 제갈공명은 유비의 믿음에 그 유명한 ‘국궁진췌 사이후이(鞠躬盡悴 死而後已)’란 말을 남겼다. ‘삼가 힘이 다해 쓰러질 때까지 충성해, 죽음에 이른 후에야 비로소 그치겠다’는 말이다. 

제갈공명의 충성은 머릿속의 계산이나 전략이 아니었다. 진정성이 바탕이 됐다. 그래서 유비에게 진정한 충성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제갈공명의 이인자로서의 충성은 유비의 리더십에서 나왔다. 부하에 대한 유비의 절대적인 신임이 바탕이 된 것이다. 

‘믿음의 리더십’ 최고의 이인자 만들어☞ 
승리하는 장군이나 성공하는 기업의 CEO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성공하는 조직을 만드는 리더는 조직의 일인자다. 그는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 품성, 네트워크 등 네 바퀴를 달고 달린다. 

이때 이인자는 네 바퀴 중의 하나다.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퀴 하나만 없어도 차는 달리지 못한다. 차의 수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바퀴는 묵묵히 달려주어야 한다. 

이런 역할을 감당하는 이인자를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다. 리더들은 자기와 같이 뛸 이인자를 키워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충성을 다하는 사람을 말이다. 여러분에게는 이런 사람이 있는가? 

최고 명품의 이인자들...
조선 태종에겐 하륜,
마오쩌둥에겐 저우언라가 있었다. 
비잔틴제국에서 가장 강력한 황제는 누구였을까? 38년간이나 통치한 유스티니아누스다. 

그가 대로마제국의 재건을 실현 할 수 있었던 것은 벨리사리우스라는 이인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많은 우여곡절에도 벨리사리우스는 묵묵히 진정어린 충성을 다했다.

조선조 태종이 왕권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인자 하륜 때문이었다. 태종이 왕위에 올라 친인척과 공신들을 대거 토사구팽 했다. 이때도 하륜만은 끝까지 중용했다. 그의 경륜과 이인자로의 사심없는 충성 때문이었다.

중국을 세운 마오쩌둥의 이인자는 저우언라이다. 그는 마오쩌둥 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지녔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인자의 역량은 마오쩌둥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41년간 보필하는 이인자로의 삶을 살았다. 그의 충성이 있었기에 마오쩌둥이 중국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유비의 절대적인 신임속에 1인자를 탐내지 않고 최고의 2인자로 충성을 다한 제갈공명! 
태종의 하륜!
마오쪄둥의 저우언라!
로마제국의 벨리사리우스와 같은 2인자가 우리나라에는 왜 없는지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추석 명절 맞이하여 가족과 지인을 만나는 기분좋은 연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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