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한국을 한국인보다 더사랑한 푸른눈의 한국인
민병갈의 열정과 삶을 알게된 행복한 여행

[조은뉴스=이건형 기자]  천리포수목원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해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수목원이다. 천리포 수목원 해변길 이름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노을길이다. 노을길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등 보행약자도 해변길을 걸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무장애 나눔길이다. 이름만큼이나 마음만큼이나 해변길은 노송에 둘러있어 시원하고 매우 아름답다. 서해바다는 흐리고 뿌옇다는 편견을 깨버린다. 탁트인 파란색의 바다와 노을길 건너 닭섬이 한눈에 보인다.

해변길을 내려와서 수목원을 둘러보았다. 한 푸른 눈의 한국인이 한국을 사랑하게 됐고 나무를 사랑하게 됐다. 한국이름 민병갈, 미국 펜실바니아 출신 미국명 킬페리스 밀러는 1945년 해방직후 주한 미군의 선발대 장교로 인천항에 첫발을 디딘 날부터 한국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국 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밀러는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다시 한국으로 와 군복무를 마치고 한국은행에 근무하게 된다.

내 전생에 한국인이라 표현할 정도로 한국인의 전통적인 풍습에 동화된 그는 한옥에서 살고 온돌에서 자며 김치를 먹어야 입맛이 돌았다. 1979년 밀러는 외국인으로 두번째 한국으로 귀화하기로 결심한다. 한국명 민병갈.

만리포를 좋아했던 민병갈은 딸의 결혼자금을 위해 천리포 땅 4,500평을 팔아야만 했던 홀아비 촌노를 만나 우연히 천리포 땅을 사게 됐다. 민둥산이고 염도가 높아 쓸모없던 땅의 용도를 고민하던 밀러는 수목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한국은행을 사직하고 시작한 펀드매니저는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줬다. 민병갈은 수익이 있으면 천리포에 땅을 샀다. 민병갈이 가장 사랑한 한국의 미래를 위해 적어도 200300년을 내다 보며 수목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민병갈은 나무가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은 사람이라 생각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나무가 주인인 자연적인 수목원을 만들어 갔다. 열정을 가지고 나무를 알기 위해서 전국을 답사한 결과 완도에서 자라는 희귀종인 완도호랑가시를 발견하기도 했다. 어느새 수목원의 규모는 62, 15,800종의 꽃과 나무가 있는 세계적인 수목원이 돼 갔다.

(천리포수목원 가을 풍경: 천리포수목원 제공)

천리포수목원은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문화관광부가 2012년에 발표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100에 선정됐다.

200281세 죽음을 앞둔 민병갈은 한국을 알고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가장 사랑했던 수목원과 좋아했던 나무들을 가장 사랑하는 한국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결심한다. 한국정부에 수목원을 기증한 후 천리포수목원에 수목장으로 묻혀 한그루의 나무가 됐다.

민병갈은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여행객을 만나면 무엇이라 말할까. 우연히 만난 한국, 그곳을 사랑하게 되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곳에 자신의 모든 것을 되돌려 주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담담히 말하지 않을까. 오늘 아름다운 한사람을 알게 된 행복한 여행이었다.

(기사제공=조은여행뉴스, 현지 취재협조=로망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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