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언론과 무책임한 악플이 만든 '공공의 적' 조성민

故 최진실의 자녀 양육권 문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은 양육권 문제를 유족들과 前 남편인 조성민의 재산다툼으로 비화시켜 양측간의 감정싸움을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최근 국내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보면, 故 최진실의 5살과 7살난 어린자녀의 양육권 문제로 고인의 유족들과 前 남편인 조성민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법정다툼이 불가피할 거라는 보도를 잇따라 내면서도, 조성민의 갑작스런 친권주장은 고인의 재산때문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담아내고 있다.

故 최진실의 자살 이후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온 조성민은 일부 언론들의 이 같은 추측성 기사에 맞서 지난달 말께 자신의 심경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의 호소문 내용을 정리해보면, 재산에는 아무런 미련이 없고, 다만 친부로서 자식의 행복을 위한 바른 길을 찾고자 한다는 내용이 주 골자를 이루고 있다.

조성민은 이 호소문에서 故 최진실의 재산문제도 언급했다. 조성민은 재산문제와 관련, "어린자녀가 올바로 성장하는데, 고인의 재산이 쓰여져야 한다"고 못박으면서, "재산에 욕심이 없다는 진심을 알리기 위해 각서라도 쓰겠다"고 확고한 심경을 내비췄다.

그러나 이 호소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문제는 더 악화됐다.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는 친부의 심경이 주 골자를 이루는 호소문 내용과는 달리 불과 몇줄에 지나지 않는 재산문제가 부풀려 보도되면서, '역시 조성민의 목적은 재산이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버렸다.

언론의 이 같은 보도 이후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비난은 심각 이상이었고, 추측성 악플이 난무하면서 조성민은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 빗나간 언론보도와 일방통행만 고집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작품인 셈이다.

무책임한 악플러들이 '공공의 적'이다

필자는 지난 4일 인터넷신문 조은뉴스를 통해 '누가 조성민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나?'라는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필자는 이 칼럼에서 故 최진실을 사랑하는 많은 네티즌들이 이번 사태의 핵심을 고인의 재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고인이 남겨둔 자녀의 행복을 우선 생각해 보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양육권 문제를 보이는 시각 그대로 받아 들이자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인다면, 네티즌들의 주장처럼 가정을 파탄시켰고, 이혼 이후 자녀를 돌보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도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만, 그 당시에는 현재 남겨진 자녀를 가장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故 최진실이 존재해 있었고, 지금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때문에 현재 고인이 남겨둔 어린 자녀는 외척또는 고인과는 생전에 이혼을 했지만, 친부인 조성민이 양육하느냐는 문제가 쟁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친부가 양육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그러나 조성민은 잦은 외도로 가정을 파탄시켰고, 그동안 친부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했기에 충분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이 칼럼이 보도된 이후 수십여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은 저마다 필자에 대한 악플을 늘어 놓았는데, 주 내용이 '조성민과 친하느냐, 아님 돈을 받아 먹었느냐'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었다. 심지어 조성민과 내연의 관계로 알려진 심 모 씨로부터 풀코스 접대를 받았냐'는 등의 악플도 달렸으며, 일부 네티즌은 필자의 메일을 통해 협박성 멘트도 서슴지 않았다.

악플에 시달려 자살한 안재환과 최진실, 그러나 책임은…?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나 필자 역시 故 최진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대등소이하지만 해석과 표출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예로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 택시기사와 잠깐이나마 촛불시위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필자가 국민 대다수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는 시위대들을 옹호한데 반해, 택시기사는 폭력이 난무하는 과격한 시위를 나무라면서, 자신의 생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게다가 얼마전 촛불시위에 적극적인 젊은 여성 손님과도 촛불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견해가 다르다고 아버지뻘이나 되는 자신에게 면전에서 심한 모욕을 줘 참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같은 사물을 보고서도 저마다 해석이 틀릴 수 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필자의 경험을 한 예를 든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해석은 달라도 다른 해석조차 존중해줘야 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자신과 견해의 차이를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적대시하는 방법이 옳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와 관련, 일부 네티즌은 이미 '공공의 적'이 돼버린 조성민이 일부 무책임한 네티즌들의 악플로 제2의 안재환과 최진실을 만들까 걱정된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미 고인이 돼버린 안재환과 최진실의 직-간접적인 자살원인이 악플이었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죽음에 대한 가치만큼 책임을 진 악플 네티즌은 없었다.

자신과 견해가 다르면, 마땅히 '공공의 적'이 돼야 하는 그릇된 토론문화와, 추측성 악플로 타인의 목숨을 직-간접적으로 앗아가면서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현상이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안재환과 최진실도 뛰따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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