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강철원 직무대행, '기자들 성향조사'…한겨레 후배들 "더는 못참아"

'기자들과 보도국 부·팀장들에 대한 성향조사, 차장대우 이상 데스크급 조합원들에 대한 기사 승인권 박탈, 기자들에 대한 협박과 회유, 정보수집 까지…'

YTN사태 이후 방송장악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강철원 보도국장 직무대행. 구본홍 사장 취임 이후 그는 노조원들의 성향을 조사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이들에 대한 행적까지 파악하는 등 YTN노조와 언론계 안팎으로 부터 비판의 중심에 서고 있다.

YTN노조에 따르면, 앞서 강 직무대행은 보도국 간부들을 대상으로 노조관련 성향을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사조치를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신의 요구를 거부한 차장대우 이상 데스크급 조합원들에겐 기사 승인권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언론단체는 강 직무대행을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계엄사령관'이라고 지칭하는 동시, "구본홍 사장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며 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한겨레> 기자들도 강 직무대행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1982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던 그가 1988년 <한겨레> 창간멤버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선배'에게 방송장악과 공정방송 수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제발 이력서에 <조선일보>만 기록하라"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지부장 김보협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지회장 김동훈 기자)는 4일 오후 공동 성명을 통해 "강씨가 언론인으로서 일말의 자존심과 직업의식이라는 게 있다면, 구본홍씨를 '모시고' YTN에서 동반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강씨는 보도국 기자들에게 성향 조사와 사상 검증을 하면서 구본홍의 충견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다"며 "자진 사퇴만이 대한민국 언론인을 대표해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YTN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강 직무대행의 부적절한 행태를 지적, "보도국 부·팀장들의 성향을 파악해 물의를 빚더니, 자신의 요구를 거부한 차장대우 이상 데스크급 조합원들에게 기사 승인권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했다"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들은 과거 강 직무대행이 <한겨레> 창간멤버로 활동했던 사실을 거론, "강철원씨가 한때나마 한겨레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몹시 수치스럽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던 이력서에서 조선일보만을 기록하고 한겨레는 지워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YTN노조를 향해서도 "슬기롭고 꿋꿋하게 투쟁하고 있는 YTN의 자랑스런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이미 승리하고 있는 싸움을 마무리할 때까지 YTN동지들과 어깨걸고 함께 싸울 것을 다짐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강 직무대행, 기자들 성향 세부적으로 분류한 뒤 설득작업 벌여"

한편 YTN노조에 따르면, 성향 파악 등 지속적 '물밑작업'을 벌여온 강 직무대행이 이번에는 '구본홍 사장 퇴진투쟁'에 대한 기자들의 참여 정도와 맡은 역할 등을 조사한 뒤, 이에 따라 기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 직무대행이 기자들을 '핵심', '설득 가능', '근무가능' 등으로 분류한 뒤, 노조에서 맡은 역할이나 그간의 행적 등을 자세히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직무대행은 "현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노조 측 주장을 일축했으나, 노조가 구체적인 정황과 확인내용을 들이대자, "몇명은 알아봤다"고 시인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강 씨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천인공노할 작태를 벌였다"며 "YTN '계엄사령관' 강철원은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한편 YTN노조는 강 직무대행의 행적파악과 관련, "양심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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