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연초 민주당 등 야당 대표와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나라당의 구랍 31일 예산안 단독처리 때문에 냉각된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한 복안으로 보인다.

또 오는 11일로 예정된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여야간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복수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이 대통령이 이달중 야당 대표에게 회동을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이 자리는 새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경색된 여야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들은 그러나 아직 청와대 회동의 형식과 제안 시기에 대해서는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서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제안했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간의 '3자회동' 형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대통령과 회동하는 정당 대표의 기준이 원내교섭단체가 돼왔던 만큼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면 자연스럽게 3자회동 형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제안했던 3자회동은 민주당이 4대강 예산 문제를 의제로 삼겠다고 주장하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이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연초 최대 현안인 세종시 수정 문제를 감안해 원내교섭단체는 아니지만 충청권 기반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함께 초청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이 대통령의 회동 제의는 4일 신년회견을 즈음해 또는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달 한나라당 정 대표가 제안한 3자회동이 의제 문제로 인해 무산된 만큼 이 대통령이 회동을 제의하더라도 민주당이 이에 응할 지는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연초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같이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한나라당 의원 초청 만찬은 당초 5일께로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일정이 다시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찬회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신년인사차 하는 것으로 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일치단결해 국회에서 올해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을 통과시켜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새해에도 국정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당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정부안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의 만찬회동 참석 여부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현재 세종시 수정불가 입장 속에 `원안 플러스 알파(α)' 주장을 꺾지 않고 있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세부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참석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만찬이 확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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