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이 한 가지 질문에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그리고 부모가 이 질문에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양육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질문에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라고 견해를 밝히는 것이 조기교육이다. 그리고 ‘아이가 글자에 호기심을 가질 때’라고 견해를 밝히는 것이 적기교육이다. 적기교육은 아이의 발달 단계와 준비 정도에 맞춰 그 시기에 꼭 맞는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조기교육은 연령보다 앞서서 가르치는 ‘선행교육’의 의미가 강하다. 조기교육에 익숙한 이들에게 적기교육은 교육의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적기교육의 정확한 취지는 ‘배움의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조기교육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격적 사실들 <적기교육>의 저자 이기숙 교수는 지난 2000년도 초반부터 유아기의 선행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각도로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대표적인 예가 만 5세에 한글 관련 선행학습을 받은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나눠 이들이 초등학생이 됐을 때 모의고사를 통해 읽기 능력과 어휘력을 비교, 분석한 연구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만 5세에 선행학습을 받은 아이들의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점수 평균-49.25점 만 5세에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아이들의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점수 평균-50.86점 놀랍게도 위에서 보는 것처럼 두 집단의 모의고사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실시한 모의고사(2013년)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적기교육으로 제때에 출발한 아이가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한다 조기교육 열풍으로 현재 우리나라 유아들의 86.8퍼센트가 방과 후에 한글, 영어, 수학, 피안 등의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그 배움의 가짓수가 무려 12가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조기교육이 아이의 재능을 개발하고, 학습능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선행학습 위주의 조기교육은 아이의 정서뿐만 아니라 학습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유아교육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그 대안으로 적기교육을 제안한다. 조기교육으로 먼저 출발한 아이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적기교육으로 제때에 출발한 아이가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적어도 유아기만큼은 선행학습에 찌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적기교육의 기본인 인성을 언제 어떻게 가르칠지를 비롯하여 한글, 수학, 음악과 미술의 적기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내 아이만 뒤처질까 두려워 유아기의 자녀에게 한글, 숫자, 영어 등을 가르치는 부모들의 양육 불안감을 줄여주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녀교육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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